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4월 20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화려했던 우여곡절을 수습하고, 파리 민박집에서 늦은 아침까지 밍기적거리다 룩셈부르크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A4 고속도로를 타고 A31 고속도로로 갈아타자 이내 국경을 넘어 룩셈부르크에 접어들었는데, 부활절 연휴여서 그런지 많은 차량이 고속도로를 매우고 있어 심지어 어떤 구간은 정체현상이 일기도 했다. 룩셈부르크 시티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경.

대공국(大公國)

룩셈부르크는 귀족인 공작 중에서도 짬밥이 좀 되는 대공(Grand Duke)이 다스리는 나라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은 군주정에 익숙지 않고, 서양의 군주정은 더더군다나 우리나라와 다른 희한한 체계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황제나 왕 밑에 귀족이 사실상 한 국가의 군주, 우리로 치면 왕으로서 군림한다는 것.

1919년 러시아, 오스크리아, 독일의 군주제가 무너졌을 때, 룩셈부르크도 자기네 왕족을 어찌해야할까 국민투표에 붙였다. 그리고 결과는 존속. 그 이후 단 한번도 룩셈부르크의 군정은 벨기에나 영국처럼 가십거리에 오르내린적이 없으며, 여전히 룩셈부르크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노트르담 성당 (Cathedrale Notre Dame).

시내로 통하는 길은 수십 미터 높이의 교각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러한 위치적 이점때문에 오래전부터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져 왔다. 즉,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존내 외세의 침탈이 많았다는 얘기.

시내 화단 간지 보소. 에버랜드에나 가야 보는 튤립이 거리 화단에...

이날 묵었던 유스호스텔은 15.5유로에 침대보와 아침 그리고 부엌까지 딸려 있다고 했으나, 부엌은 아쉽게도 보수공사중이었다. 그래도 위치가 환상인게, 시내와 도보 3분 안쪽으로 무척 가까운 입지조건.

내일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로 발길을 옮길 차례다.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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