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3월 30~31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28일차, 스웨덴 스톡홀름

전날 저녁 9시. 핀란드 투르크에서 배를 타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10시간여의 페리여행 끝에 담날 새벽 스웨덴의 스톡홀름에 드뎌 도착했는데, 하마터면 도로 핀란드로 돌아갈뻔했으니 사연인 즉슨 이러하다.

페리의 요금체계상 우리 일행이 구입했던 티켓은 일종의 '입석'티켓. 즉, 별다른 침실없이 그냥 의자에 앉아 쌩짜배기로 쪽잠자며 스톡홀름까지 가야하는 상황. 일단 본좌와 일행은 악조건을 견디기 위해 간맥 한잔 걸쳐주고, 각개로 홅어져 나름 한적한 공간들을 찾아 몸을 기댔다.

근데 정말 잠시, 잠시 지난 것 같았는데, 누가 깨우길래 일어나보니, 그 사람은 청소부 아줌마 ㅠ.ㅠ 여기서 모하냔다. 이 배는 곧 핀란드로 돌아간다고! 황급히 일행을 찾았으나, 어디서 자는지 알지 못 했는데 알 수가 있나.

나중에 알고보니 나머지 일행은 이미 차를 페리에서 빼서 밖으로 나갔고, 항구 근처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행운의 조우를 마치고, 우리는 예약한 호스텔로 차를 돌렸다. 호스텔은 페리 선착장에서 차로 한 10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

요 배가 바로 유스 호스텔! 하지만 우리는 이 배를 개조한 호스텔에 묵지는 못 했다. 자리가 꽉차서. 대신 요 배 바로 앞에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서 묵었더랬다. 이 배 호스텔은 그냥 뭐 구경만 쫌 하고.

유스호스텔 도미토리. 여기서 잤다.

시내구경

호스텔이 있는 솁스홀멘(Skeppsholmen)섬은 작고 조용한 섬이었다. 물론 섬같다는 느낌은 없지만 말이다. 솁스홀멘섬을 연결하고 있는 좁은 다리는 1차선이어서 차량은 단방향으로 밖에 건널 수 없었는데,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어 신호에 따라 차량의 방향을 조절했다. 

다리를 건너 스톡홀름의 하일라이트가 모여있는 감라스탄(Gamla Stan)으로가, 좁고 구불구불한 옛거리를 해메이며 양껏 오랜 고도시의 정취를 만끽했다. 

유럽에선 흔치않은 세븐 일레븐에서 우연치 않게 수입된 삼양라면을 발견하고 그걸로 저녁을 해결했다.

29일차, 말뫼

스톡홀름에서 말뫼(Malmö)까지는 약 600 km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이다. 오늘은 북유럽에서 보내는 마지마 밤으로서 내일 독일 베를린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내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동이 주일 수 밖에 없었다.

말뫼는 덴마크로 넘어가는 주요 관문으로,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이 도시는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인 외레순 다리(Øresundsbron)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말뫼성이 이 도시의 주요 관광 타깃이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주된 도시 방문 목적은 덴마크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으로서의 역할이다.

나름 쉬지 않고 운전하여 다행이 오후 7시가 채 안 된 시각, 말뫼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였다. 북유럽에서의 마지막 밤. 오로라와 쇄빙선을 위해 북유럽에 다시 왔지만 둘 다 못 본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내일은 대망의 독일행이다.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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