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3월 18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다시 산넘고 물건너 바다 건너서

베르겐을 떠났다. 아주머니집에 워낙 편하다보니 계획보다 하루 더 있게되었다. 지연된 일정을 커버하기 위해선 약간은 무리를 해서라도 1박 2일 내에 스웨덴 북부까지 가야한다. 아침 일찍부터 차를 몰고 일단 스웨덴으로 차를 돌렸다. 역시나 지난번과 같은 피오르 산악지형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터널이 워낙 길기 때문에, 중간에 이런 쉼터가 있다.

노르웨이 산악도로 주행시 고려할 점들

첫째, 노르웨이의 산악 고속도로는 매우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이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하면 적어도 4차선 도로를 생각한다. 물론 노르웨이 평지에 있는 고속도로는 통념상 들어 맞는 고속도로의 컨셉과 일치한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해발 1,000미터가 넘는 험준한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의 국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2차선 도로가 계속될 뿐이다. 그것도 매우 굴곡진 도로여서 시속 90 km 이상의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노면도 우리나라의 고급 아스팔트와는 다르게 시멘트 도로에다가 패인 곳도 많아 운전이 더욱 힘들다.

둘째, 눈이 매우 많이 내린 다는 점이다. 그나마 고속도로는 눈이 내리는 즉시 눈을 치우는지 아니면 도로에 열선을 깔아 눈을 녹개 했는지 눈이 거의 쌓여 있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나 산간에 놓여있는 국도의 경우 적어도 4-5월까지는 2미터 이상의 폭설로 인해 폐쇄된 곳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내가 달렸던 E16 고속도로도 페스트리 파이같이 겹겹이 쌓인 눈이 길 옆으로 1미터 이상 쌓여 있었다. 

셋째, 산세의 험준함과 겨울철의 폭설때문인지 고속도로에는 수많은 터널들이 있었다. 그 터널의 길이가 어찌나 길던지 5~10 km 정도의 터널은 예사였고, 길게는 25 km 정도의 터널도 있었다. 그 터널 안에는 차를 따로 정차시킬 수 있는 쉼터가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더더욱 속도를 내는건 불가능할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릴레함메르

앞서 계획에서 보시다시피 여긴 중간기점으로 그냥 잠만자기 위해 들른 곳이었다. 한때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는데 이런식으로 후딱 들렀다간다는게 좀 아쉽긴했다.

릴레함메르 야경.

혹시 이런 개그 기억하시나? '릴레함메르~ 릴레함메르~'라고 하는 유행어가 머리속에 맴돈다면 스스로 아재 입증된거로 보면된다.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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