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3월 25~27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여행 23일차, 잠깐, 케미

로바니에미를 떠나 케미(Kemi)라는 곳으로 향했다. 원래는 여기서 쇄빙선을 타는게 맞지만, 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다시피 때를 잘못 마춰 너무 오래 기다려야한다는 점때문에 포기.

그래서 그냥 지나처 가려다가 시내에 있는 얼음 호텔만 살짝 구경해봤다.

시발 여기서 추워서 어떻게 자냐.

여행 23~24일차, 쇄빙선 대신 선택한 사우나, 쿠오피오

그렇다고 핀란드 북부를 그냥 떠날 순 없고하여 선택한 곳이 쿠오피오(Kuopio). 저녁 8시 30분 경 라우할라흐(Rauhalahti)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말이 호스텔이지, 호텔-스파-호스텔-캠핑을 겸업하고 있는, 그야말로 토탈 숙박업소였다. 요금은 무려 1인당 33유로였지만, 호사스러운 아침뷔페와 대형 스파(수영장과 사우나의 복합 시설), 그리고 헬스장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숙소는 아파트 식으로 따로 분리된 건물에 자리하고 있으며 큰 방 안에는 보통 1~3인실의 침실이 두 개가 더 있었다. 부엌과 샤워실은 큰 방 안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었고, 침실은 각각의 열쇠가 따로 있는 방식이었다. 혼자오거나 둘만 왔을 경우는 자연스레 다른 사람과 방을 공유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나, 우리는 일행이 모두 5명인 까닭에 5명이 큰 방 하나를 다 쓸 수 있어, 마치 독립된 아파트에 머무르는 기분이었다. 

24일째되는 날 아침, 사우나에 갔다. 핀라드식 증기 사우나는 중간에 커다란 열통 같은 것이 있어서 여기에 물을 쫙 껹으면 증기가 추왁~하고 올라오는 시스템이다. 아침에 이거 한방하고 나니까 그때까지의 여행 피로가 쏴악 풀리는 듯 싶었다.

24일차, 사본린나

호스텔 체크아웃 시간이 놀랍게도 12시여서 오전 늦게까지 삐댔다. 그러고선 출발하여 도착한 이날의 첫 행선지. 

사본린나는 도시 자체의 매력 보다, 올라빈린나(Olavinlinna)라는 성이 유명한 곳이다. 중세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는 이 성은, 핀란드가 스웨덴과 러시아의 영향력에 놓여 있던 시절, 스웨덴 및 러시아 귀족들에 의해 쓰여졌던 곳이다.

핀란드 동부는 땅보다 호수가 더 많은 곳으로 유명하여, 핀란드 국민은 물론이고, 인근 스웨덴 및 러시아 국민들까지도 많이 휴양을 오는 곳이다. 이 성 역시 도시가 품고 있는 호수 내의 섬(부교로 연결되어 있어 도보로 건널 수 있다.)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풍카하류  Punkaharju

여행 24일차에 잠깐 들렀던 곳이다. 사본린나에서는 불과 20km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이지만, 장관을 이루는 호수와 푹신할 정도로 무성해 보이는 소나무 숲이 한폭의 풍경화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만, 사진 분실.

늦은 저녁 라펜란타 유스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여행 25일차, 잠깐, 라펜란타

다음날 아침, 이 유스호스텔도 사우나 시설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할매할배 관광객들이 빽빽했다. 오늘 행선지는 헬싱키였지만, 가기전 이 동네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요새에 잠깐 들렀더랬다. 이 요새로 말할 것 같으면 18세기 스웨덴 점령시절 건축되기 시작하여, 결국 러시아인들의 손에 넘어가 현재의 완성된 모습에 이르렀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으나...

알고보니 '요새'라는 것이 라펜란타 항구 위쪽에 커다란 구시가 전체가 요새였던 것이더라. 즉, 어떤 성곽 등의 형태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커다란 개념의 요새...

시발 가지가지한다.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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