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4월 22~23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엄하게 들를 수밖에 없었던 룩셈부르크에서 제네바로 곧장 가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서둘렀다. 가는 길에 수퍼마켓에 들러 아침과 점심거리를 간단히 구입한 후, 가는 동안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끼니를 때웠다.

제네바로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

유럽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잔디밭 위에 놓여져 있다. 독일과 북유럽 등 고속도로 요금을 받지 않는 곳은 약간 지저분 한 곳도 종종 있으나 대부분 그 시설은 매우 양호한 편이며, 요금을 받는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는 휴게소 시설이 매우 좋을 뿐더러, 산속이나 탁 트인 잔디밭 위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는 맛 또한 솔솔하다.

제네바

오후 3시경 마침내 스위스 국경을 넘었다. 스위스는 유럽연합 소속이 아닌 까닭에 국경검문이 있었는데, 검문하는 사람이 1년 짜리 고속도로 통행증(비넷)을 30 유로(45 스위스프랑)도 함께 팔고 있었다.

무조건 1년 단위로 구입을 해야하기에 조금 과한거 아닌가 싶겠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톨방식의 다른 유럽국가와 비교했을 때 스위스가 훨씬 싼 편. 통행증을 차 앞유리에 붙이고 나니,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의 통행증이 붙어 있는 것이 마치 군대 계급장 다는 기분이 드는건 덤.

제네바 유스호스텔에 도착해선 간만에 게스트 부엌에서 한국요리를 해먹었다. 저녁 식사 후, 호수 주변을 간단히 산책하곤 하루를 마무리했다.

본격적인 제네바 여행은 그 다음날이었다. 제네바엔 무료 자전거대여소가 있는데, 보증금과 여권만 있으면 쉽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대부분 저녁 6시나 7시 전까지 반납해야 하나, 무료라는 매력 때문인지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듯 싶었다. 간만에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누비니 기분이 상쾌해지더라.

딥퍼플과 몽트뢰

제네바를 떠나 몽트뢰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레만 호의 한 켠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도시더라. 이 동네 랜드마크는 단연 시옹 성(Château de Chillon)이다. 하지만 락음악 덕후들에겐 불후의 명곡 딥퍼플의 'Smoke on the Water'가 만들어진 성지로도 유명하다. 딥퍼플이 이곳 몽트뢰에 음반작업을 위해 왔을 때, 레만 호 건너편 화재를 보고 지은 노래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여기가 시옹 성.

인터라켄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는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유스호스텔에 여장을 풀고 부엌에서 저녁식사로 된장찌개를 끓여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본격 인터라켄 여행은 내일부터.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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