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3년 5월 2~3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좀 차이가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다른 점은 부연설명을 더했습니다.

아울러 본 여행 당시 사진기를 분실하여, 아래 게시된 사진들은 동료의 사진기를 빌려 찍은 것들입니다. 따라서 사진수가 매우 적으니 양해바랍니다.

안정환의 도시(?) 페루자를 떠나 폼페이(Pompei)로 향했다.

비운의 도시, 폼페이

무척니아 기대했던 여행지 중 하나였다. A1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폼페이 방면 출구를 빠져 나오자마자 바로 유적지의 입구가 있었다. 주변에는 사설 주차장이 성행하고 있었는데, 처음 2시간에 5유로 그 다음부터는 한 시간에 2유로더라. 살인적 가격. 대부분의 주차장은 피자 레스토랑을 겸업하고 있었는데, 그 레스토랑에서 35유로 이상의 음식을 사먹으면 주차비는 공짜라고 했다. 어쨌든 그중 하곳에 주차후 유적지로 고고.

유적지가 상당히 방대하고 종류도 다양하더라. 가이드가 있었으면 했던 순간.

예상치 못한 캠핑

애초에 폼페이를 보고 나폴리(Napoli)에서 일박할 예정이었다. 근데 웬열. 나폴리 유스호스텔이 만땅이네? 그나자 가까운 소렌토(Sorrento)의 유스호스텔에도 전화를 걸었으나 풀부킹은 마찬가지. 

부랴부랴 론리플래닛을 뒤지니 아제롤라(Agerola)라는 마을에 캠핑장이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예상외로 그 위치가 마을 한 가운데더라. 동네 한 가운데.

이번 여행들어 처음으로 텐트를 쳐봤는데, 이게 동시에 마지막이었다. 텐트는 왜 가져와가지고는... 캠핑장 한켠 부엌에서 동태탕으로 저녁 먹곤 하루를 마감했다. 밤에 좀 춥더라.

최악의 도시 나폴리

... 를 가기전에 텐트를 걷고 소렌토로 향한 시각은 오전 11시 경. 주말이어서 그런지 일찌감치 소렌토행 도로가 꽉 막혀있었다. 꿈쩍 않는 도로에서 몇시간을 허비하다 빡쳐서 차돌림. 나폴리로 바로 가자!

하지만 나폴리는 더욱 최악이었다. 시내엔 차들이 뒤엉켜 있음에도 마치 경주라도 하는 양 고속질주를 하고 있었으며, 행여나 차와 차가 만드는 사이로는 오토바이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신호등에서 조금이라도 차를 늦게 출발하니 바로 경적을 울려대는 것이 이전까지의 유럽, 심지어 이탈리아의 여느 도시와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운전이 거칠었다.

이때, 신호대기에 차를 정차하고 있는데, 뒤에서 내 차를 받는 것이었다.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차를 세우고 확인하기 위해 갓길로 들어서는데 뒤차가 내 옆으로 차를 세우더니 '당신 차 이상 없으니 그냥 가자.'고 ㅎㅎㅎ 와 이 시크함 뭐지? 나도 뭐 그냥 귀찮아서 '야 씨바 그래 콜 가자가 날 덥다' ㅎㅎㅎ

그래도 여기왔으니 나폴리 피자는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어 동네의 한 허름한 피자가게에 들렀다. 한 판에 2.6유로라길래 와 역시 본토는 싸구나...하고 샀더니, 응 치즈에 월계수잎 토핑 4장 끝. 맛은 있더라 ㅠ.ㅠ

짜증이 좀 났던 나폴리. 여행은 일찍 접고 곧장 로마로 향했다.

76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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