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5년 5월 21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 간에 차이가 다소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차이나는 점은 다소 수정하였습니다.

코소보의 프리슈티나베이스캠프를 치고, 그곳에서 약 1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프리즈렌(Prizren)'이라는 동네로 향했다.

코소보 내 도로에서 자주 보았던 알 수 없는 표지판들. 추측컨데 현재 임시적으로 코소보의 치안을 통제하고 있는 유엔군 및 나토군 부대관할 역에 관한 표시가 아닐까 싶었다.

프리즈렌에 도착은 했는데, 아니 이게 또 웬 난리야.

여긴 주차장이 아닌 도심의 도로다. 어제의 어제 페치에서는 사람들이 때거지로 나와 있더니만, 여기선 차들이... 이 난리를 피하느라 아무데나 차를 주차시켰는데 알고보니 어떤 터키 식당 앞. 이쪽 사람들 특성답게 역시나 이방인을 무지하게 환대하는 분위기. 우리 동네 구경왔냐고 물으며 그냥 여기 주차하고 갔다오라고. 이게 이 나라 기본임. 빠져든다 빠져들어.

그래도 염치는 찾아야지. 기왕 이리된거 이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주문했다: 에피타이저로 샐러드 2인분용 1접시, 메인요리 2접씨, 음료수 2개. 서유럽에선 아무리 저렴해봐야 보통 15~20유로 나오던게, 여기선 단돈 3.5유로. 토탈. 나 어떻게 반해버렸어. 식후 잠시 차를 놔두는 것도 부탁하며 총 4유로를 지불했다.

호의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여기서 일하던 친구가 마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자기가 직접 동네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그렇게 느닷없는 로컬 가이드투어를 시작했다.

뜻하지않은 로컬 가이드투어

이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설렁설렁 앞서 가고 우린 뒤를 쫄래쫄래 뒤쫓아가며 투어를 시작했는데, 제일 먼저 데리고 간 곳이 압권이다.

여길 왜 데리고 온걸까. 뭐라뭐라 영어로 더듬더음 설명해줬는데, 응 못 알아먹었어. 미안.

마을 중심이라고 했다. 여기서 파티도 벌이고 술도 먹고 그런다고.

마을 대부분이 전후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곳 프리즈렌도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인들의 '인종대청소'에 예외가 아니었다. 마을주민 상당수는 집단학살을 당하는 등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했다. 전후, 어느 정도 안정기를 찾아가려든 즈음, 작년 2004년 3월. 당시 이 마을에 소수파로 남아있던 세르비아인이 코소보 소녀들을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수천명의 코소보 주민들이 불특정 다수의 세르비아계 소수주민을 집단으로 공격, 다시 이 도시에 불길이 치솟아 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의 상흔도 마을 곳곳에 남아있었다.

당시 우리에게 '동네구경'을 시켜주던 친구.

이슬람 문화의 흔적, 공동수도. 예부터 이슬람에선 동네 곳곳에 이런 '수도'를 설치해놓고 아무나 쓰게했다.

사진이 많아 다음 포스팅에 계속. 야, 나도 좀 쉬면서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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