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5년 5월 17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 간에 차이가 다소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차이나는 점은 다소 수정하였습니다.

정들었던 사라예보(Sarajevo)를 뒤로 하고 모스타르(Mostar)라는 곳으로 가는 길. 나는 렌터카에 시동건 뒤 악셀을 즈리 밟았고, 동행했던 후배는 지도를 펼쳤다. 당시엔 내비고 구글맵이고 뭐고 없어, 닥치고 지도 펴고 깡다구 하나 믿고 그냥 가는거였다. 그런데...

길이 사라졌다

지도에는 이 길로 가야했는데, 뭐 공사를 하는지 길을 막아버렸다. 사진은 당시 동행했던 후배... 사진이 괴기스러워서 안 올릴까 하다가 어차피 남의 인생이니 올린다.

한동안 하염없이 차를 세워놓고 대책을 강구하던 중, 우연히 이 길로 가려던 현지인 역시 도로가 막힌걸 보더니 우리 일행에게 뭐라 말을 걸었다. 응, 알아들을 수 없어.

대충 눈치밥으로 들어보니, 니들도 길 사라져서 그런거야? 어디가는데? 모스타르? 응 팔로미 ㅋㅋㅋㅋ 

그러곤 저렇게 개쿨하게 자기차를 따라 오라며 앞장서 감. 와 보스니아형들 개쿨싴.

비포장도로도 시속 60키로에 육박하게 질주. 팔로미 시전해놓고, 너무 빨리 가서 놓칠뻔했다.

어찌되었든 이 양반 덕에 무사히 우회하여 다시 본선으로 합류할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턴 계속 지도 따라서 모스타르까지 고고.

응, 터널이야. 가로등따윈 없어.

낮인 까닭에 안팎의 조도차가 너무 심해서 진짜 좀 위험.

터널을 빠져나오니 그림같은 발칸 알프스(내가 지어낸말이니 혹하지 말자)의 비경이 펼쳐진다.

물 때깔 보소.

이제 모스타르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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