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05년 5월 14~15일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성일 간에 차이가 다소 납니다만, 여행 당시의 기록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재와 차이나는 점은 다소 수정하였습니다.

2005년, 독일에서 한창 칩거하며 도피유학을 하고 있을 어느 날. 인터넷을 돌아댕기나 우연찮게 비행기 티켓 한장을 발견했다 - 독일 뒤셀도르프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왕복 79유로! 크로아티아 갔다오는데 한화 10만원도 안 되는 금액이라니. 어머 이건 가야해 ㅋㅋㅋㅋ

닥치고 구입후 출발.

자칭 여행고수들의 '싼 비행기 티켓 구하는 비법'의 진실

전국민이 여행 블로거인 시대. 단언컨대, 자칭 전문가란 사람들이 말하는 '비행기 티켓 싸게 구하는 비법' 따위의 글은 다 허상이다. 뭐 씨팔 존나게 대단한 노하우인양 검색을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둥, 언제 전에 구입하는게 좋다는 둥, 어디갈 땐 이 항공사보단 여기를 이용하면 싸다는 둥, 형형색색의 개소리 대잔치를 여는데,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검색. 대단한 사이트가 있거나, 대단한 검색신공이 필요한게 아니다. 그냥 인터켓 드가서, 검색이란걸 할줄만 아면 된다.

  1. '구글 플라이트'나 '스카이스캐너' 기타 등등의 널리고 널린 항공권 가격비교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해라.
  2. 항공사 사이트를 들어가서, 혹시 프로모션 뜬거 있나 봐라. 요즘엔 이게 더 먹히는 편이다.

끝. 이중엔 필시 무지하게 싼 표가 나온다. 레알.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다. 싸긴 엄청 싼데, 스케줄이 좆망. 예컨대 새벽 일찍 출발하거나, 존나 밤 늦게 돌아오는 일정이라던지, 휴가는 커녕 연월차도 못 쓰는 현실에 평일 출발, 평일 도착의 있으나마나한 스케줄이라던지,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 가는데 일정이 15일짜리 티켓이라던지, 반대로 파리 가는데 3일짜리라던지 하는 식.

그런데 이른바 '자칭 전문가'들은 종종 혹은 자주 "나 봐라 뉴욕 왕복 50만원에 끊었다!"며 인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어찌된걸까 살펴보면, 내 스케줄에 티켓을 맞춘게 아니라, 티켓 스케줄에 나를 맞췄기에 가능한거다.

이런 좆문가들은 대부분, 20~30대의 젊은 나이의 미혼, 그리고 프로페셔널 여행가이기 때문에 자신을 티켓 스케줄에 끼워맞추는게 가능한거지, 일반 직딩들이나 애라도 같이 갈라치면 이건 도저히 불가능한거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타협가능한 스케줄의 티켓은 있기 마련이고, 특히 항공사에서 이벤트성으로 하는 프로모션 특가는 스케줄도 꾀 좋다.

결론: (1) 좆문가는 극악의 티켓 스케줄에 맞춰 여행하기 때문에 싼 표가 가능한거다. (2) 우리같은 일반 직딩에 애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자기 형편에 맞추되 최대한 싼표를 찾는게 맞다는거. (3) 그리고 어느 정도 운빨도 필수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 도착

스플리트 공항에 도착, 렌터카를 받고 길을 나선 시간은 저녁 9시가 다 되었을 무렵. 값싼 티켓이었기 때문에, 스케줄은 좆망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타협할만 했다. 2005년 당시 그래도 20대 아홉수 후반이었거든.

여행전, 스플리트에서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방법으로 현지인 민박이 좋고, 이탈리아를 오가는 페리가 입항하는 항구 터미널에 가면 현지 민박업자들이 호객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공항에서 항구로 바로 출발.

곧장 한 할머니가 다가와 가격을 제시했지만, 가격이 예상보다 비싸 협상 결렬. 시간은 자정이 다 되어가고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던 찰라, 다행히 인상 좋은 한 아저씨와 맘에 드는 가격협상을 마지고 함께 민박집으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쓰러져서 잠.

다음날 아침.

잠이 덜깼다.

바깥 구경을 나서기 위해 어느 정도(?) 방을 정리했다. 나중에 방에 들어오니 주인 할머니가 호텔마냥 방을 깨끗이 정리해두셨더라.

출발전 화장실에 들렀는데, 두루마리 휴지가 있어야할 곳에 뽑아쓰는 티슈 형태의 휴지 발견. 휴지 텍스쳐가 극악이었다. 치질환자에겐 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스플리트 시내 구경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2005년의 예전 스플리트와 2017년 지금과 바뀌거나 없어지거나한 사진들이 보였다. 그냥 그때려니 생각하고들 보시라.

2013년의 스플리트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로!

모던 그리스 스타일의 이 건축물은 그냥 교회다. 고스페오드즈드라빌리아 교회(Crkva Gospe od Zdravlja)라는 곳이다.

크로아티아어 'Gospe od zdravlja'를 영어로 번역하면 'Our Lady of Good Health'라는 뜻인데, 우리말로는... 엄... 일단 영어 'Our Lady'를 첫글자 대문자로 쓰면 '성모 마리아'를 일컫는 말이다. 그럼 뒤에 'Good Health'는 뭐냐. 이게 좀 사연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16세기경 인도 타밀 지방에 살던 한 소년이 성모 마리아의 환영을 보게되고, 이후 몇 차례 더 이런 현상을 목격 혹은 경험했단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때 환영의 형태로 나타난 성모 마리아를 '건강의 성모 마리아'라고 한다.

크로아티아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본 그리고 흡입한 맥주 - 오주이스코(Ožujsko)

엊저녁 민박집 구하러 항구에 나왔을 때만 해도 뭔가 을씨년스러운 느낌이었는데,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항구를 낮에 보니, 여기가 바로 아드리아해 지상낙원이로세~ 얼쑤.

다른건 다 재껴두고라도, 일단 크로아티아 여자분들. 미인이십니다. 정말 미인이셔들. 여기온 보람이 있다! 표가 안 아깝다! 꼭 가라. 두번가라.

마르카마룰리차 거리(Ul. Marka Marulića).

15세기 베네치아 공화국이 이름 꾀나 날렸을 무렵 지어진 구시청사. 나도리니 광장(Narodni Trg)에 있다.

책의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중의 본좌. 왼쪽입니다.

스플리트의 랜드마크,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뭔가 망삘이던 제국을 다시금 황제 중심의 강력한 나라로 재건한 인물이다. 응, 공화정 개나주라 그래. 이 양반은 과거 다신교 시절, 막 제우스 날라다니고 하던 시절의 로마로 되돌아가야한다고 주장하며, 기독교도들을 박해한 황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궁전은 황제를 은퇴하고 살았던 아방궁궁전으로 그냥 소박하게 텃밭에서 채소나 키우며 살다 죽었다고 한다.

궁전 밑의 고대 지하도로 내려가면, 엌 ... 난데없는 지하상가.

지하상가(?)를 빠져나오는 쪽 가게에서 팔던 마시마로 가방... 한류는 이때부터였던가.

10세기경 크로아티아의 주교였던 그레고리우스라는 양반이다. 라틴어로만 진행하던 예배에 자국어를 쓰는 등 크로아티아 기독교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라고.

이 동상의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뭐 좋데나 뭐라해서 사람들이 마르고 닳도록 만짐. 빤질~

뭔가 키치하고 앙증맞은 건물이지만, 실상은 무려 국립극장.

시립도 아니고, 국립입니다.

이 즈음까지 구경을 마치고, 렌터카를 주차해둔 민박집 앞 주차장으로 갔다. 오후엔 스프리트 주변의 작은 동네 몇 곳을 가볼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후 스케줄까지 다 마치고 나서 밤이 되었을 때, 다시 스플리트 항구로 나와보았다.

야경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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