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외곽의 이케아를 떠나 시내로 진입, 항구 근처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했다. 요코하마에서 하룻밤을 묵은 호텔은 최근 몇년사이 일본에서 급부상중인 호텔체인, 몬터레이(일본에선 지들 발음의 표기의 한계 때문인지, '몬토레'라고 쓰고 읽더라. 따라서 택시 같은거 타면 이렇게 발음해주면 알아먹음)다.

호텔 몬터레이 요코하마 (ホテルモントレ橫浜)

1986년 호텔업을 시작하여 2015년 현재까지 일본 전역에 걸쳐 약 20여개 약간 못 미치는 체인을 가지고 있다. 몬터레이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유럽풍 가라앤틱. 그래도 일본 호텔 특유의 느낌은 많이 없고, 좀 따뜻한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다. 객실의 상태나 화장실의 어매니티 등도 중급 이상을 유지하며, 조식도 나름 괜찮은 편. 가격도 적절한 수준이어서, 여행하려는 곳에 몬터레이 호텔이 있고, 때마침 적당한 값에 딱딱한 일본식 비즈니스 호텔이 아닌 곳에 묵고 싶다면, 주저하지말고 몬터레이를 선택하길 권한다.

이런게 내가 말한 유럽풍 가라앤틱 스타일. 뭔지 이해들 가시려나?이런게 내가 말한 유럽풍 가라앤틱 스타일. 뭔지 이해들 가시려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호텔에 여장을 풀고 향한곳은 요코하마의 대표명소 차이나타운이다. 호텔에선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더욱 좋았다.

요코하마와 인천은 여러가지면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우선 수도 옆의 항구도시이고 물론 도쿄도 바다에 접한 항구도시이긴 하지만 두 도시 모두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란 점때문이다. 다만 인천은 이미 오래전부터 광역시로서 서울과 독립된 대도시권역이라면 요코하마는 가나가와(神奈川)현에 속한 일개 시(市)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의 밤거리. 뭔가 중국스런 느낌을 느끼려면 밤거리가 최고다.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의 밤거리. 뭔가 중국스런 느낌을 느끼려면 밤거리가 최고다.

차이나타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처묵투어.차이나타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처묵투어.

결국 못 참고 식당안으로 침투. 메뉴선정에 고민중이다.결국 못 참고 식당안으로 침투. 메뉴선정에 고민중이다.

관제묘(關帝廟). 그렇다 삼국지에 나오는 그 '관우'가 모셔진 사당이다.관제묘(關帝廟). 그렇다 삼국지에 나오는 그 '관우'가 모셔진 사당이다.

관우 (關羽)

'삼국지연의'에서 '술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옛날 중국에선 술을 데워먹었다)'로 설명되는 관우의 카리스마는 살아생전에도 거의 신격화되었지만 사후에는 아싸리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무장이었던 관우는 최초 호국신으로 추앙받다가, 이후에는 상업의 신으로 추대받고 있는데, 중국 민간에선 주판을 관우가 만들었다고 할 정도. 주판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나라 서울의 동묘도 바로 관제표(關帝廟)인데, 그 현판은 명나라의 만력제가 현판도 내리고 또 건축비용까지 댔을 정도. 하지만 근대로 접어들면서 '우리가 언제부터 관우타령이었어?'하는 생각이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으면서 관우신앙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선 자취를 감추게된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에선 여전히 관우타령이 현재형이다.

차이나타운

중국의 차이나타운은 전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지 간에 대도시라면 한 블럭 즈음은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중국인 밀집구역이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엔 중국과의 근대사때문인지 차이나타운이 그닥 많이 형성되어 있는 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한말 인천에 거대한 군락을 이루었던 차이나타운이 청일전쟁 패배후 청나라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쫓겨나자 폐허가 되었고, 한국전쟁후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 지금 인천에 쬐끄마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한국 차이나타운의 전부라고 볼 수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청일전쟁 패배후 중국인들이 쫓겨나는 행렬에 우리나라사람들은 '떼놈들 꺼져라'며 돌팔매를 하거나 침을 뱉는 등, 되레 일제에 의한 중국인의 추방을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이유인 즉슨, 인조이후로 계속된 청나라의 횡포에 조선인들은 2백년도 넘게 당해왔었기 때문.

일부 식민지배 정당화론자들은 이 사실을 인용하여, 일제가 우리에게 도움을 준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개소리다. 쉽게 설명하자면, 그간 동네 장사아치 삥뜯는 양아치를 다른 양아치가 내쫓고 다시 삥뜯는 형국이니까.

한편, 일본은 그나마 상황이 약간 나은 편인데, 이곳 요코하마는 물론 나가사키에도 대형 차이나타운이 현재까지도 번성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급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이 두도시가 거의 다이고, 나머지 도쿄나 오사카 등지에는 그런거 없다. 일본인 역시 메이지유신 이후, 본격 제국주의에 접어들면서, 탈아입구(脫亞入歐), 즉 '아시아를 벗어나 구라파(유럽)에 든다'는 사상에 입각하여, 이웃의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우리 어릴적 아프리카 토인 보듯했는데, 이때 특히 청나라인들은 더러운 개버러지로 취급하기 일수였다. 더군다나 수천년간 대국으로서의 중국이 자신의 서구화된 군화발에 한순간에 고꾸라지는 꼬라지를 보며 더욱 그러했고. 이와 같은 연유로 일본내 중국인들도 갖은 병신취급을 당했기에 자연히 차이나타운도 번성할 수 없었다.

호텔로 컴백...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잠을 청했다. 내일은 요코하마를 좀더 자세히 돌아볼 계획이다.

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10년 6월 21일, 즉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전입니다. 현재 이곳에 소개되고 있는 여행지는 방사능 유출로 인한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니, 각자 신중히 판단하시어 여행을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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