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에서 가마쿠라 시내까진 그리 먼거리가 아니었다. 내비엔 호텔 주소를 곧장 찍었는데, 이번에 묵을 곳은 가마쿠라 역 바로 뒷편에 위치한 '호텔 뉴 가마쿠라'라는 곳이다.

호텔 뉴 가마쿠라 (テルニューカマクラ)

호텔 공홈의 소개에 따르면, 80여년이 넘은 건물로 최근엔 각종 CF나 드라마 촬영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20세기초무렵 일본엔 서구풍의 건물을 짓는 것이 크게 유행했는데, 그때 당시 지어진 건축물로 생각된다.

본관과 신관, 총 2동의 건물이 있는데, 이중 본관은 가마쿠라시 주요건축물로 지정되어 있다고한다. 아무래도 고풍스러움을 느끼려면 본관에서 숙박하길 권한다.

꼴랑 2층 높이의 건물 2동이 전부지만, 호텔 부지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주차장이 있었다. 어디쯤 주차하는게 좋을까 고민하던차, 한 할머님이 오시더니 숙박하러 왔느냐 물었다. 예약하고 왔다고 하자 내리랜다. 발레파킹. 설마 나이 지긋한 할머님께서 직접하시겠어하는 고민도 찰라, 이내 한손은 핸들에 또 다른손은 조수석에 걸치고 고속후진으로 칼주차를 시전했다. 저녁때라 나 뒤로도 숙박객들이 속속 차로 도착했는데, 그때마다 펼쳐지는 할머님의 주차신공에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드랬다.

발레파킹 할머니의 주차신공을 관람할 수 있었던 호텔앞 대형 주차장.발레파킹 할머니의 주차신공을 관람할 수 있었던 호텔앞 대형 주차장.

호텔 전경. 이 건물은 신관이다.호텔 전경. 이 건물은 신관이다.

가마쿠라 역 바로 뒷편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도는 그야말로 '문열면 역입구' 수준이고, 당연하지만 시내 한복판이라 어딜 가든 가깝다. 요약하자면, 접근성은 일단 최고. TV 등이 일본 특유의 약간 80~90년대 느낌이긴 해도 어매니티도 만족스러웠다.

본관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레드카펫이 깔려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본관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레드카펫이 깔려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휴대용 무선공유기를 이용하여 언제어디서든 무선인터넷 즐기기

요즘 전세계 어떤 호텔을 가든 와이파이(WiFi)가 안 되는 곳이 없을 정도지만, 좀처럼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는 일본이나 유럽 등의 오래된 호텔에는 잘해야 유선 LAN 단자만 덜렁 제공하는 때가 많다. 그나마 이것도 없는데가 태반인건 함정

이럴 경우를 대비해 휴대용 무선공유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고 싸게 구입가능하고, 담배갑정도의 작은 크기여서 휴대도 간편하다. 어차피 방 하나 정도만 커버해주면 되기 때문에, 안테나는 많아야 2개면 충분. 여행시 노트북 PC를 들고다닌다면, 휴대용 무선공유기만큼 유용한 것이 없을 정도인데, 일단 호텔방의 LAN에 무선공유기를 연결시켜 와이파이를 방에 뿌리고, 나머지 단자에는 유선으로 PC를 연결시키면 피씨방이 요기잉네.

쓰루가오카 하치만구(鶴岡八幡宮)는 가려다 말았음

호텔에 여장을 풀고 대충 저녁을 떼운 뒤, 가마쿠라역에서 그리 도보로 8분여 거리의 쓰루가오카 하치만구로 산책을 나갔다. 쓰루가오카 하치만구는 가마쿠라를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는 신사인데, '오래전에 일본 귀족이 전쟁 승리하고 졸라 신나서 지은 거'로 알아두면 된다. 자세한 설명은 니들이 알아서 찾아보길 바란다.

저녁은 뭘 먹을까 배회하는 중.저녁은 뭘 먹을까 배회하는 중.

저녁먹고 쓰루가오카하치만구로 산책을 나섰더니 벌써 해가 뉘엇뉘엇...저녁먹고 쓰루가오카하치만구로 산책을 나섰더니 벌써 해가 뉘엇뉘엇...

저녁노을이 이뻐서 한장 찍어봄.저녁노을이 이뻐서 한장 찍어봄.

실은 여기가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초입인데, 경내는 이미 일반관람객들이 다들 나오고 시마이치는 휠이라, 이길로 걍 돌아왔다. 이때는 여행 중반이라 피로가 누적되어있던 터. 포기도 졸라 쉬웠다.실은 여기가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초입인데, 경내는 이미 일반관람객들이 다들 나오고 시마이치는 휠이라, 이길로 걍 돌아왔다. 이때는 여행 중반이라 피로가 누적되어있던 터. 포기도 졸라 쉬웠다.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멀쩡할 때 모습. [출처: 위키페디아]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멀쩡할 때 모습. [출처: 위키페디아]

이날 여행은 이걸로 마치고, 내일은 좀더 본격적으로 주변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10년 6월 23일, 즉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전입니다. 현재 이곳에 소개되고 있는 여행지는 방사능 유출로 인한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니, 각자 신중히 판단하시어 여행을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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