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둘의 여름방학이 되었다. 애들이 주로 집에서 뛰어(!) 놀다보니, 아내 스트레스가 슬슬 임계치에 달하고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대로 그녀를 방치해두었다간 내가 되레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 롯데월드가 제일 덜 붐빌 것으로 예상됨직한 월요일 하루 회사를 쉬고, 아침부터 아이들을 차에 태웠다.

롯데월드와 도시락

사실 롯데월드가 야외 피크닉 간지로 도시락을 까먹는 갬성 충만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8월 한여름, (1) 적당한 에어컨 바람이 땀을 식혀주는 곳이란 장점을 결코 무시할 순 없으며, (2) 여기서 어린시절 좀 놀아본 아빠입장에서 익숙한 곳이란 장점도 있다.

과거 얘기 좀 하자면, Latte는 마리야... 방학만 되면 동생 + 사촌동생(사촌형제중 손위로 형이 딱 하난데, 형님이 지방살아서 잘 못봄) 풀세트로 이끌고 아침 개장시간에 맞추어 롯데월드에 도착 왼죙일 놀다가 해질녘이 다 되어서야 집에 오곤 했었더랬다. 당시 돈을 아낄 요량으로 늘 집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왔었는데, 결국 엄마는 도시락 싸느라 더 고생 ㅠㅠ 이때의 추억을 되살려 2019년이 된 지금 레트로풍 나들이를 떠난 것이다.

일단 입장했으니 사진 하나 박아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설정샷 오지게 찍는 중.

이게 뭐였더라... 하여간 극장같은데 들어가서 뭔가 봤던.

놀이동산에선 빠질 수 없는 솜사탕.

오전에는 놀이기구 줄이 짧아서 나름 이것저것 탔다.

오후엔 입장객이 점점 늘더니 어지간한 놀이기구는 대기줄은 30분 이상. 그래서 찾아간 곳이 사진찍는 방, 이름하여 '그럴싸진관'. 여기서 정말이지 설정샷 오지게 박아줬다.

그럴싸진관 위치는 참고로 4층이다.

도시락 먹을 데가 있기는 있나?

롯데월드가 실내인데다 사람도 많아서 혹여,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 까먹으면 좀 챙피하지 않나'하는 걱정이 있다면 접자. 놀랍게도 롯데월드는 본좌와 같은 도시락족을 위해 진작부터 도시락 먹는 전용공간을 마련해두고 운영중(위치는 링크 참조)이다. 그곳엔 정수기가 있어 뜨신 물, 차신 물을 무료로 영접가능할 뿐더러, 식탁은 물론 여러사람이 앉아 먹을 수 있는 좌식 마루도 있다.

피크닉 장소 올라가는 계단. 요것만 올라가면 바로다.

테이블이 여럿 있다.

좌식생활자를 위한(?) 마루까지!

식수대. 시원한 물, 뜨신 물 콸콸콸~

집에서 싸온 김밥과 유부초밥,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산 컵국. 본좌 밥먹을 때 뜨신국 없으면 부댇기는데, 생수대에서 뜨거운 물 받아 파워드링킹하니 속이 시원하더라.

아들아 미안하다. 순간샷에 장사없구나.


지극히 개인적인 팁을 주자면, 김밥이나 유부초밥, 과일류, 과자류 등만 집에서 싸오고, 물은 그냥 이곳에 있는걸 마시면 가방도 덜 무겁고 좋다. 특히 나같은 경우, 밥먹을 때 국이 없으면 안되는 살찌는 체질인데, 간단한 컵국이나 아니면 컵라면 같은 것을 싸와 이곳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받아 후루룩 파워드링킹하면 세상간편.

끝으로 기념품으로 얌체공 하나씩 사고 집으로!

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19년 8월 12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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