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10년여. 병천 공원묘원에 모시고 매년 두세차례 찾아뵈러 오지만 지척의 이곳에 가볼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성묘 → 병천 순대국밥 → 집

이날도 여느 때처럼, 성묘를 마치고 병천 아우내장터(글타.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의 바로 거기다.) 순대거리(여기에 그 유명한 이효리 고모네 순대가 있다.)에 들러 순대국밥 한그릇 거나하게 말아먹은 뒤, 인근 빵집에서 간단히 차한잔으로 입가심하고 고속도로 상행선을 탈 요량이었다. 근데 앞서가던 여동생이 전화하길 아이들 고모부가 근처 독립기념관에 들렀다가면 어떠냐고 묻더랜다. 내비를 찍어보니 차로 불과 10분도 안되는 거리. 애들도 늘상 할머니 및 고모 · 고모부와 일찍 헤어지는게 불만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더 같이 있게해줘야겠단 생각도 들고, 겸사 독립기념관도 구경할 겸, 핸들을 틀었다.

아버지 산소. 가운데 산체스같이 생긴 남자는 저 아닙니다. 애들 고모부에요.

독립기념관

건립배경은 생각해볼 거리다. 80년대초 일본이 역사교과를 왜곡하면서, '일본의 끊임없는 도발의 원인은 해방후 친일부역자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라는 국내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9만원 전두환 정권이 바로 친일권력자들의 집합소였던 까닭에, 위기를 직감한 정권이 국민적 항일열기를 '독립기념관 건립운동'으로 슬쩍 돌려버렸다. 그래서 대대적인 국민성금 모금운동(이런건 또 정부 돈으론 죽어도 안하는 명불허전 29만원 두화니)을 벌여 지은 곳이 바로 여기다.

관람료와 관람시간

이번에 방문해서 알게된 사실인데, 관람료는 무료다. 국민성금으로 지은 곳인데 관람료까지 받으면 ... 주차비는 승용차 기준 일괄(주차시간 무관) 2천원이며, 감면대상(경차 등)은 천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이며, 하절기(3~10월)는 18시까지, 동절기는 17시까지, 입장은 폐관 한시간 전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나,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개관한다.

전시관이 휴관하더라도 야외쉼터는 항시 개방인데, 사실 돋자리 하나 끌고와서 애들 풀어놓고 놀기엔 되레 야외가 훨 낫다. 본인이 방문했던 날은 휴관일도 아니었음에도 광할하게 넓은 잔디밭에 수많은 인근주민들이 나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담번 아버지 뵈러올 때도 날씨 괜찮으면 여기를 들렀다갈 생각이다. 아버지가 보고싶다.

현역군인 1일 휴가보상제

이곳의 한가지 특이한 점은 국군(병) 휴가 보상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은 이렇다 - 「대한민국 국군병사, 휴가 중 독립기념관 방문 관람(방문 확인) 하면, 추후 휴가 시 1일의 휴가를 보상」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1. 자유관람 (스탬프 찍기)
    종합안내센터 방문 → 휴가자 전산 등록 → 안내데스크 휴가증 제시 → 전시관람 안내책자 수령 → 전시관 관람 → 종합안내센터에서 반납 및 방문 확인
  2. 전시해설 신청 (1회당 40명 해설 가능)  ※ 주말, 공휴일 불가
    종합안내센터 방문 → 휴가자 전산 등록(전시해설 신청 : 10시 45분/13시 15분까지 등록) → 안내데스크 휴가증 제시 (해설대상 명찰 수령) → 전시관 관람 → 종합안내센터에서 반납 및 방문 확인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이 여행기의 실제 여행일은 2019년 10월 9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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